기성자가 왕을 위해 싸움닭을 길렀습니다.
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습니다.
"닭이 되었느냐?"
그러자 기성자 말하길
"아직 안 되었습니다."
"지금은 쓸데없이 허세를 부리고 자기 힘만 믿습니다."
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습니다.
"아직 안 되었습니다."
"다른 닭의 소리나 모습만 보아도 덤벼듭니다."
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습니다.
"아직 안 되었습니다."
"아직도 상대를 노려보고, 혈기 왕성합니다."
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습니다.
"이제 됐습니다."
"상대가 울음소리를 내어도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.
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로 깎아놓은 닭 같습니다.
그 덕이 온전해진 것입니다.
다른 닭이 감히 상대하지 못하고 돌아서 달아나 버립니다."
장자, 달생(達生), 투계(鬪鷄) 이야기
장자가 이 고사에서 말하는 최고의 투계는 목계이다.
여기서 목계가 되는 조건이 세 가지가 있는데
1.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 않는 것
2.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
3. 다른 사람을 함부로 노려보지 않는 것
나무로 조각한 닭처럼
스스로 가진 능력에 자만하지 않고, 상대의 위협적인 말이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
내가 느끼는 감정을 제어할 수 있으면 덕이 온전해진다는 것이다.